‘채권 금리가 올랐다’는 뉴스는 새로 투자하는 사람에게 더 높은 수익률을 뜻할 수 있지만, 이미 가진 채권의 평가가격에는 반대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자를 약속한 증서의 가격이 왜 움직이는지 이해하려면 표면금리, 매입가격, 만기수익률을 서로 다른 숫자로 읽어야 한다. 같은 채권도 얼마에 사서 언제 파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이 글의 계산은 부도 없이 약정대로 지급되는 단순 채권을 가정하고 세금·수수료·경과이자·재투자 문제를 일부 제외한다. 실제 회사채, 후순위채, 영구채, 전환사채와 조건부 상환상품에는 추가 위험과 조건이 있으므로 이 예시만으로 가격이나 투자 적합성을 판단할 수 없다.
먼저 구분할 세 가지 금리
표면금리는 액면금액을 기준으로 약정 이자를 계산할 때 쓰는 비율이다. 액면 100만원에 연 3% 이표를 지급한다면 연간 약정 이자는 3만원이다. 중간에 거래가격이 98만원이나 102만원이 된다고 이 약정액이 자동으로 같은 비율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경상수익률은 연간 이자를 현재 가격으로 나눈 간단한 비율이다. 3만원을 받고 매입가격이 98만원이라면 약 3.06%다. 그러나 이 값에는 만기에 받는 원금과 매입가격의 차이, 돈을 받는 시점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 만기수익률은 약정 현금흐름을 현재 매입가격과 연결하는 할인율로, 계산 범위가 더 넓다.
| 항목 | 무엇을 기준으로 하나 | 단독으로 알 수 없는 것 |
|---|---|---|
| 표면금리 | 액면금액의 약정이자 | 현재 가격으로 산 사람의 전체 수익 |
| 경상수익률 | 연 이자÷현재 가격 | 만기 원금 차익·손실과 시점 효과 |
| 만기수익률 | 가격과 약정 현금흐름 | 부도·조기매도·재투자 실제 결과 |
1년 뒤 103만원을 받는 채권의 현재 가격
앞으로 정확히 1년 뒤 원금과 이자를 합해 103만원을 한 번 받는 채권을 가정한다. 시장이 요구하는 수익률이 3%라면 현재가격은 103만원÷1.03=100만원이다. 같은 현금흐름에 대해 시장 수익률이 5%로 높아지면 103만원÷1.05≈980,952원이 된다.
약속된 103만원이 줄어든 것이 아니다. 새 투자자가 5% 수익률을 얻으려면 지금 지불하는 가격이 낮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보유자의 매입가격이 100만원이었다면 평가금액은 약 19,048원 낮아진 셈이다. 채권가격과 시장수익률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설명을 이 한 줄의 나눗셈으로 확인할 수 있다.
| 시장 요구수익률 | 현재가격 계산 | 대략적인 가격 |
|---|---|---|
| 3% | 1,030,000÷1.03 | 1,000,000원 |
| 5% | 1,030,000÷1.05 | 980,952원 |
| 2% | 1,030,000÷1.02 | 1,009,804원 |
만기가 길면 왜 가격이 더 민감할 수 있나
여러 해 뒤 받는 돈은 할인율 변화의 영향을 여러 기간에 걸쳐 받는다. 그래서 다른 조건이 비슷하면 장기 채권이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한 경향이 있다. 다만 만기만으로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이자가 언제 얼마나 지급되는지, 옵션이 붙어 있는지에 따라 현금흐름의 무게중심이 달라진다.
듀레이션은 이런 현금흐름의 시점과 가격 민감도를 이해하는 지표다. 만기와 같은 숫자로 외우기보다는 중간에 이자를 얼마나 받는지까지 반영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수정듀레이션이 4라고 가정하면 수익률이 작은 폭으로 1%포인트 오를 때 가격이 대략 4% 하락하는 방향을 예상할 수 있다. 큰 금리 변화나 옵션이 있는 채권에는 이 근사가 부정확해질 수 있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어떤 위험이 남나
약정대로 상환되는 단순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면 중간 시장가격의 변동과 실제 매도손익을 구분할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위험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발행자의 채무불이행, 예상보다 빨리 현금이 필요한 상황, 물가 상승, 중간에 받은 이자의 재투자 조건이 남는다.
액면보다 비싸게 산 채권은 만기에 액면으로 돌아오면서 가격 차이가 손실 방향으로 반영될 수 있다. 높은 표면이자만 보고 비싼 매입가격을 무시하면 전체 수익을 과대평가한다. 반대로 할인 매입한 채권도 발행자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할인폭이 곧 안전마진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국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이에는 무엇이 섞이나
회사채 수익률에는 시장의 기본 금리 수준뿐 아니라 발행자 신용과 거래 유동성 등에 대한 보상이 반영될 수 있다. 같은 만기라고 해도 발행회사, 선·후순위, 담보와 보증 조건, 거래량이 다르면 비교가 달라진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한다는 사실 자체가 더 유리한 상품이라는 뜻은 아니다.
신용등급도 손실이 절대 없다는 인증이 아니다. 평가 시점과 이후의 사정 변화가 있을 수 있으며, 투자설명서의 상환재원·재무상태·고유 위험을 함께 봐야 한다. 위험등급과 투자설명서 읽기의 원칙을 채권에도 적용할 수 있다.
채권 ETF의 만기수익률을 예금금리처럼 읽지 않는다
채권 ETF 화면의 YTM은 보유 채권들의 수익률을 일정한 방식으로 집계한 지표일 수 있다. 운용사의 설명에서는 보수·기타비용·환헤지비용·세금 차감 여부와 산출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투자자가 그 ETF를 오늘 사서 정해진 날짜에 반드시 그 수익률을 받는 약속과는 다르다.
ETF는 편입채권이 교체되고 자금 유입·유출이 있으며, 투자자가 매수·매도하는 시장가격도 움직인다. 만기매칭형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도 운용구조와 청산·상환 계획을 문서로 확인해야 한다. NAV와 시장가격의 차이도 실제 매매 결과에 영향을 준다.
가격이 떨어졌을 때 확인하는 순서
- 시장금리 전체가 움직였는지 발행자의 신용 문제가 생겼는지 구분한다.
- 잔존만기와 이자 지급일, 다음 현금 필요 시점을 확인한다.
- 내 매입가격이 경과이자와 수수료를 포함한 실제 지출액인지 확인한다.
- 현재 호가가 실제 거래 가능한 수량과 가격인지 살핀다.
- 중도매도와 만기보유의 현금흐름을 별도로 비교한다.
처음부터 주식과 채권의 권리 차이를 이해한 뒤 가격 구조를 읽으면, ‘채권이니까 안전하다’거나 ‘가격이 내려갔으니 반드시 회복한다’는 단순한 결론을 피할 수 있다. 물가를 반영한 구매력까지 확인하면 명목 이자와 실제 생활가치도 분리할 수 있다.
1년 채권과 3년 채권을 같은 조건으로 비교해본다
액면 100만원, 연 3만원의 이자를 연말에 지급하는 3년 채권을 가정하자. 시장수익률 3%에서는 단순 현재가치가 100만원이다. 수익률이 5%로 오르면 가격은 3만원÷1.05+3만원÷1.05²+103만원÷1.05³, 약 945,535원이 된다. 약 5.45% 하락한 값이다. 앞의 1년 사례 약 1.90% 하락보다 폭이 크다.
이 비교에서는 발행자 신용, 이자율, 지급주기와 옵션 유무를 같게 두고 만기만 바꿨다. 실제 두 상품을 비교할 때 이 조건들이 달라지면 결과를 만기 하나로 설명할 수 없다. 기간이 길수록 언제나 같은 비율로 손실이 커진다는 공식으로 외우기보다 현금흐름을 어느 할인율로 나누는지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채권을 이자 지급일 사이에 매매하면 이미 경과한 기간의 이자가 거래대금에 반영되는 문제도 있다. 화면에 표시된 채권가격과 실제 결제금액이 다른 이유가 단순 수수료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거래명세서에서 가격, 경과이자, 수수료와 세금 항목을 나눠 보고, 수익률 계산의 출발금액에는 실제 지급한 돈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시장에 표시된 평가가격과 원하는 수량을 바로 팔 수 있는 가격은 다를 수 있다. 거래가 뜸한 채권은 매수·매도호가의 간격이 크거나 원하는 수량이 없을 수 있으므로, 평가액이 올라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금액을 즉시 현금화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자수익을 받는 계획과 중도매도 계획을 처음부터 나누면 만기와 유동성 위험을 함께 읽기 쉬워진다.
자주 묻는 질문
표면금리 5%면 누구나 5% 수익을 얻나?
매입가격, 지급주기, 세금·비용과 상환 여부가 다르다. 표면금리만으로 전체 수익을 알 수 없다.
금리가 내려가면 모든 채권가격이 오르나?
다른 조건이 같다는 이론적 관계다. 신용 악화나 유동성 변화, 옵션 조건 등이 반대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YTM이 높으면 채권 ETF를 오래 보유하는 게 유리한가?
YTM은 수익 보장이나 투자 추천이 아니다. 산출 기준과 비용, 금리 민감도, 자신의 자금 사용 시점을 함께 봐야 한다.
자료 확인일:2026-09-28. 가격과 수익률의 관계는 한국은행 채권시장 강좌, 듀레이션과 위험은 한국은행 채권시장 이해와 이슈, ETF YTM 산출의 한계는 운용사 채권형 ETF 지표 설명을 참고했다. 운용사 자료는 지표의 정의를 확인하는 용도이며 해당 상품을 추천하는 근거로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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